오름을 오를땐 몇가지를 고민합니다.
귀가 시간을 고려한 전체적인 소요 시간에 따른 방향과 지역 선정, 인근 산책로 등 트래킹 코스의 유무, 계절적 선호도와 등반로의 상태 등입니다.
제주시에 집이 있는 저는 전체적인 소요 시간에 따른 탐방 지역 선정은 차량 이동시간과 트래킹 및 등반시간을 감안하여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서쪽이나 집과 가까운 제주시내권,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동쪽이나 서귀포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휴양림 내의 오름이나 인근의 트래킹 코스나 산책로가 좋은 오름의 경우는 여유있게 트래킹코스와 오름 한개 정도를 오르는 편이며, 시간적 여유가 있고 오름 등반로나 산책로가 짧은 경우는 인근의 두개 또는 세개의 오름을 탐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절적으로는
봄에는 수국이나 유채꽃 등 꽃이 좋은 오름
여름에는 풀이 너무 길지 않으며 등반로가 잘 조성되고 숲길이 많아 그늘이 좋은 오름
가을에는 억새나 코스모스 등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좋은 오름
겨울에는 눈꽃이 멋진 한라산 인근의 오름과 풀이 길면 여름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탐방로가 잘 조성되지 않은 오름
대략 이상의 내용을 고려하여 당일 방문할 오름을 선정합니다.
특히,동쪽이나 서귀포 방향으로 갈 경우에는 차량 왕복시간이 두시간 정도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가능하면 두세군데 정도의 오름을 다녀오려고 합니다.오늘 소개드릴 오름도 영주산을 탐방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 근처에 있는 조용한 오름 한군데를 더 다녀왔습니다.
모지오름(해발 305.8m)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22에 있는 기생화산으로 오름의 모양이 어머니가 아이를 껴안고 있는 형체를 닮았다고 하여 모자오름이라고 하였다가 변형되어 모지악 또는 모지오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지오름 주차는 오름 진입로 포장도로 입구와 비포장 길인 오름 등반로 바로 앞 두군데에 가능합니다. 모지오름 포장도로 입구에는 차들이 주차한 흔적이 있는 넓은 평지가 있습니다. 이 곳에 주차하시면 약400여 미터를 도보로 이동하셔야 하지만 비포장 도로를 들어가며 차 바닥이 쓸릴까 불안해하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편, SUV 차종으로 가시는 경우는 모지오름 입구에 주차하셔도 될 듯 싶습니다.
모지오름 포장도로 주차: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2849 근처 (파란 화살표 지점이 제가 주차한 곳입니다.)
참고로 모지오름 포장도로 근처에 주차하시고 도보로 이동하실 경우 지도의 모지오름 방향으로 진입하셔야 합니다.
모지오름은 가파른 등반로는 삼나무 숲길을 벗삼아 오르면 얼마지 않아 완만한 구간에 도착합니다. 이후로는 길게 이어진 완만한 정상 구간을 10여분 정도 걷게 됩니다. 이 구간에는 각종 억새와 풀소리 등을 눈과 귀로 느끼시며 정상까지 걷게 됩니다.
모지오름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오름은 아니지만 가을을 느끼기에 좋고 주변 오름과 경관을 감상하시면서 길게 이어지는 산 정상 트래킹 코스가 좋아 오름을 많이 다니는 분들은 한번쯤은 꼭 가보는 오름입니다. 다만 정상 부근의 등반로가 풀이 길어서 긴바지는 필수이며 가능하면 등산 스틱도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모지오름 정상 지점에는 조망이 없고 이 곳이 뷰 포인트 인 것 같더군요. 조망이 보이는 곳을 지나면 정상 부근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모지오름 정상입니다. 반대편으로 내려가시는건 무리라고 생각되니 오셨던 방향으로 돌아가세요.
오름 정상에서 돌아가는 길에 말을 타고 오르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등반로가 가파르지 않고 정상 인근이 평평하게 길게 이어지니 승마 코스로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모지오름은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오름으로 조용히 가을을 느끼시려는 분들이 방문하면 어떨까 생각됩니다. 다만, 인적이 드문 오름이니 긴바지와 등산 스틱을 챙기시고 꼭 두분 이상 같이 가시길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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