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등학교 1년생인 작은 아들이 유치원생인 7살때입니다. 울지 않고 한라산 다녀오면 파워레인져 장난감을 사준다고 하며 아이들과 함께 백록담에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성판악 탐방로를 통해 왕복 무려 11시간이나 걸렸었답니다. 백록담이 어딘지도 모르고, 몇시간이 걸리는지도 모르면서 아빠말만 믿고 따라나섰던 당시 7살과 8살인 연년생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울면서 엄마 등에 업혀 내려오면서도 아빠가 알면 장난감 안사준다고 걱정했다던 작은 아들에게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싶은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그땐 저도 부모로써 준비가 덜 되었던 게 아니었었나 싶네요.
그 이후 거의 10여년만인 올 초에서야 다시 성판악코스를 통해 한라산을 오른건 이전에 다녀왔던 한라산 등반의 기억이 너무 힘들어서였을까요? 첫 등반 이후 여러차례 등반의 기회가 있었지만 한라산 등반은 한번이면 족하다며 이리저리 피햇었거든요. 그런데 그만 가까운 이웃과의 식사자리에서 술김에 덜컥 예약을 해버리고 말았답니다. 어쨋든, 이렇게 다녀온 한라산 등반 이후 조금 자신감을 회복해서였을까요?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한라산 관음사 코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결국 5월초 연휴기간에 관음사 탐방로를 통해 등반을 하게되었습니다.
올해 2월초 등반시에는 아침6시경에 출발해서 두시간 정도 헤드랜턴을 착용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비슷한 시간에 출발해도 5월이 되니 해가 길어져서 별로 쓸 일이 없더군요.
준비물로는 무릎보호대, 각종 간식류와 과일, 등산스틱, 바람막이, 선글라스, 썬크림, 손수건, 스패츠 정도를 준비하였답니다. 겨울 시즌에는 당연히 헤드랜턴,아이젠, 장갑 등 준비물이 늘어나겠죠.
한라산 등반은 예약하고 가셔야 하는건 다들 알고 계시죠? 혹시 몰라서 아래에 예약시스템 홈페이지 주소 남깁니다.
한라산탐방 예약시스템
실시간 탐방로 정보 확인 하시고 안전한 산행 되세요. <!-- 064-710-9950 -->
visithalla.jeju.go.kr
관음사지구야영장 주차장: 제주시 산록북로 588
(관음사야영장을 검색하면 관음사 사찰 주차장으로 안내가 될 수 있으니 관음사지구야영장 주차장으로 검색해서 오셔야 됩니다.)
관음사 탐방로의 길이는 편도 약 8.7km 입니다. 편도 9.6km인 성판악 탐방로 보다 짧지만 왕복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더 걸린다고 합니다. 관음사 등반로가 좀 더 가파르고 힘들어서 시간이 더 걸리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관음사 등반로의 경치가 성판악 등반로보다 아름다운 절경이 있는 구간이 많아서 성판악코스 등반 후에 관음사코스를 다시 오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탐방로 초반 구간에는 이런 계단도 있지만 비교적 완만한 구간이 많아서 경치 감상하시면서 여유있게 가시면 됩니다. 해발 1000미터쯤에 탐라계곡에서 첫번째 휴식을 하시면 될 듯 합니다.


탐라계곡을 지나면 탐방로 안내판에서 보시는 것처럼 붉은색의 다소 힘든 구간을 지나는 데 막상 실제로 가보면 아직 체력도 제법 남아있고 해서 인내심을 가지시고 경치 구경하시면서 천천히 오르시면 의외로 어렵지 않게 삼각봉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관음사코스의 꽃인 삼각봉의 절경을 감상하고 삼각봉대피소에서 잠시 충전해 봅니다. 삼각봉대피소에서 백록담으로 출발하실때 계절에 따른 일몰 시간의 차이로 등반 제한 시간이 있으니 한라산 등반 예약시에 미리 시간을 확인하시고 좀 일찍 출발 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출발 시간이 늦으시면 백록담에서 사진 촬영의 대기 시간도 많이 걸리니까요.


삼각봉에서 용진각현수교를 지날때까지 펼쳐지는 절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네요. 이구간은 정말 관음사 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천천히 절경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용진각현수교부터는 다소 힘든 계단구간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용진각현수교를 지나고나면 체력적으로도 다소 지치고 힘든데 가파르고 긴 계단 구간에 접어듭니다.
힘들고 지루한 계단 등반로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이러한 완만한 보행로가 나타납니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거든요.
백록담에 안개가 심하고 사진 찍으려는 줄이 길 길게 늘어서 있네요. 안개도 끼어 있는대다 날씨도 추워져서 백록담 사진을 멀리서 한컷 찍고 서둘러 하산합니다.
오전6시에 등반을 시작해서 오후 1시30분경에 하산을 하였으니 총 7시간30분 정도 걸렸네요. 휴식은 짧게 하고 최대한 꾸준히 걸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빨리 내려온 듯 합니다. 성판악탐방로와 비교하면 관음사탐방로의 계단이 가파르고 오르막 경사가 더 심하여 체력적으로 더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성판악 코스나 관음사 코스나 모두 하산 거리가 길어서 힘들고 다리가 아팠던 것 같네요. 하산시에는 무릎 보호대를 하시고 종아리 압박 밴드 같은걸 착용하시고 내려오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제 경험상 종아리 통증이 거의 일주일 가더군요. 한라산 등반을 하고나면 힘들어서 이제는 그만 가야지 합니다. 하지만 올해나 내년초쯤 제주도에 눈이 오고나면 눈꽃을 떠올리며 아이젠을 찾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주길치
제주트래킹(오름,올레길,숲길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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